[지극히 사적인 비즈니스 분석] 코로나에도 성장 중! 마이리얼트립 꼼꼼하게 살펴보기
지극히 사적인 비즈니스 분석 ① :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코로나인데도 400억 투자받은 여행사?
숫자로 알아본 마이리얼트립
- 투자현황: series D
- 작년은 日 예약 1만건 → 코로나 이후 40건 → 현재 3천건으로 회복중
- 19년 月 매출 300억 → 코로나 이후 月 50억
- 7월 432억 투자 유치 성공
- 코로나 이전 MAU 20만 → 이후 5만
여행 산업의 특성이 궁금하다!
여행 산업의 유통구조
여행상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것일까? 여행산업의 구조를 먼저 살펴보았는데, 아래와 같이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여행을 이루는 다양한 상품들 (렌터카, 현지 체험지 등등)을 하나의 일정과 패키지 형태로 만드는 업체들이 "여행 수배업자"들이다. 여행 수배업자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여행 도, 소매업자," 즉, 여행사들에게 다시 판매한다. 여행사들은 온라인이나 각 지역의 대리점들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
요약하자면, 기존의 여행산업의 유통구조는 굉장히 긴 형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긴 유통 구조의 각 단계에서 수수료가 조금씩 추가되다보니 가격적인 메리트가 떨어지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 원치않는 "쇼핑"이 필수 포함되어 왔던 것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위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여행 산업의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상품력을 바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현지 핫플 소유자도, 현지 여행사도, 개인가이드도, 이미 상품을 가지고만 있다면 바로 소비자에게 자신의 가치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여행산업의 수익구조
마이리얼트립은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한다. 그 마진률은 각기 다를텐데,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항공권. 항공권은 산업 내 플레이어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고 가격경쟁이기 때문에 많은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항공권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마이리얼트립이 표방하는 seamless 여행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여행의 시작점인 항공권을 구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세밀한 상품 추천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티켓 역시 기대 거래액이 굉장히 낮다 (숙박이나 가이드 투어에 비해 1만 원 내외의 금액이니..). 더불어 티켓은 여행사들 뿐만 아니라 (특히 국내는) 다른 e-커머스 회사들도 많이 포진해있다. 따라서 최저가를 보장하려면 공급업체들과 win-win 하는 전략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켓도 항공권과 마찬가지로 마진과 기대 거래액은 낮지만 고객을 hooking하고 거래 상품을 기반으로 상품 추천을 할 수 있어 더욱 많은 매출을 낼 수 있게 하는 전략 상품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듀랑이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BMC)
Value Proposition
마이리얼트립은 독특하고 현지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차별화된 상품들이 강점이었다. 완전 패키지는 싫고, 그렇다고 현지 지식이 아예 없는데 혼자 돌아다니는 건 뭔가 놓치는 것 같아 찜찜하면서도 남들 다 가는 데 말고 특이한 거 하고싶은데...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찰떡인 서비스였던 것! 이런 독특함만 있다면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니 현지 가이드들에게도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이런 "마이크로 니즈의 충족" 에서 모든 여행 상품을 한 번에 해결하는 "one-stop 여행 서비스"로 제공 가치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마이리얼트립 내부에서도 "Cross-Sell"을 중요 지표/성과로 보고있다고 하니, 고객이 여행을 갈 때, 가장 먼저 떠올리고, 준비할 때 경쟁업체로 이탈하지 않게 lock-in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
Key Partners
위와 같이 가치 제안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렌터카, 호텔 등 실질적인 "상품"을 쥐고 있는 업체들과 더욱 긴밀히 협업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야 경쟁업체보다 더 메리트 있는 상품을 받을 수 있고, 가격 협상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 seamless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상품 구색도 엄청 다양해야하므로, 지속적인 협력업체 발굴과 물색도 필수적이지 않을까..!
Key Resources
- 마이리얼트립이 가진 엄청 강력한 무기는 바로 다량의 리뷰! 온라인 중개 사업에서 필수적인 고객의 생생한 후기가 다시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달성했다.
- IT&데이터 활용 능력. 여행산업과 관련 없다고 여겨지던 프로그래머들의 대거 영입을 통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함. 이번 코로나로 국내 상품 위주로 빠르게 전환할 때도 IT 역량이 뒷받침이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거라 한다. 또, 고객 행동/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cross-sell 전략도 치밀하게 세워 나가는 것 같음
마리트가 투자받은 이유는 뭘까?
- 코로나 19 이후에 고객들이 보일 여행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이라서. 기존에 마리트가 성공한 이유도 고객들의 여행에 대한 변화하는 니즈, unmet needs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화 했기 때문!
- K-방역의 후광효과(?). 코로나 이후에 여행 산업이 다시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나라로 손꼽혀지는 나라 중 한국이 포함되어 있어서
- 높은 IT 활용 역량. 데이터가 잘 흐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활동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의미 있게 활용하는 기업이라서
코로나 이후, 여행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여행산업 트렌드는?
이 기사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음: 코로나 이후의 여행, 어떻게 달라질까?
작은여행, 로컬여행 : 이색체험, 근거리 여행, "특이함"추구
분화된 구매채널 : e커머스의 행보와 동일, 소비자의 선택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네이버 예약, 마리트, 프립, 인스타 DM 등등)
프로마드 & 웰니스 여행 : 무분별한 소비로서의 여행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을 명확히 정립하고 사회 문제와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은 여행자 + 마음 정화, 힐링 여행 등 "가치중심적" 여행
언택트 : 사람이 없는 곳을 찾으려고 함. 이게 이어질 것 같다. 그러면 기존에 사람들이 잘 안가던 곳, 자연과 더욱 친화적인 곳, 나만의 여행, 이런 게 더 뜨지 않을까?
경쟁사들은 어떻게 하고있나?
야놀자의 행보가 인상적이었다. 야놀자는 단순히 숙박 예약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대체될 수 없고 쉽게 모방될 수 없는 상품을 제공한다. 자체개발 키오스크와 호텔관리시스템 (PMS)를 통한 공급자 운영 효율성 개선 상품 개발 등 Digital Transformation에 앞장 서고 있다. PMS의 경우 전세계 1위인 오라클이 구축형인데에 비해 클라우드 형식이라 성장속도가 가파르다고 함. "숙박"이라는 핵심 분야에서 쌓이는 역량을 서비스를 넘어서 하드웨어까지 넓혀나가고, 코로나같이 엄청난 변수로 인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낮췄다는 것이 인상깊었음!
경쟁사 트리플 역시 국내 여행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했고, 여기어때, 쏘카 등 국내 트래블 관련 업체들과의 제휴 및 프로모션을 통해 사업 확장 중이다. 기존 e-커머스 업체들처럼 "거기서 거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리트와 트리플 역시 뾰족한 자신만의 강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마이리얼트립, 앞으로는?
여러 자료들을 통해 마이리얼트립에 대해 많이 알아볼수록 한 가지 질문이 계속 (아주많이) 궁금했다. 여행산업 뿐만 아니라 커머스 산업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도, 소비자의 구매 채널이 점점 분화되고 "나와 꼭 맞는" 채널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지는 것 같은데, 어째서 마리트는 기존의 뾰족한 강점에서 "one-stop 여행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일까?
e-커머스를 선례로 보았을 때도, 여러 상품을 한 곳에서 보고 싶다는 니즈로 네이버 쇼핑과 같은 서비스들이 출시했지만, 결국 특화된 카테고리의 니즈를 맞추지 못해 지그재그나 무신사와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가 또 다시 등장했다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상품 카테고리를 늘릴수록 (호텔, 렌터카, 항공 등등) 경쟁해야 하는 분야와 경쟁 기업들이 많아지고 이는 가격경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마리트의 위와 같은 결정이 어떤 전략에 기반한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운 좋은 기회로 마리트 관계자분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의 가이드 투어 상품에만 집중하기엔, 이들을 타겟팅하고 지속적으로 매출을 창출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찾은 돌파구가 모든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항공권 판매고, 이를 기반으로 cross-sell을 잘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다른 여행 관련 기업들도 타 분야로의 확장을 서서히 시작하는만큼, 여행에 있어서 완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정 산업만 깊게 다루는 것보다 중요해질 것, 이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너무 궁금했는데 친절하게 답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ㅠㅠ)
나는 현업 근무자가 아니므로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마리트가 당당하게 "여행 슈퍼앱"이라는 왕좌에 앉기 위해서는 IT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추천 서비스 뿐만 아니라 공급자들에게도 메리트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쇼핑과 같이 타 경쟁사 대비 확연히 낮은 수수료 혹은 마켓컬리처럼 직매입에 기반한 상품성 확보 등과 같이, 해당 분야에서 상품 공급자들을 lock-in 할 수 있는 마리트만의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며 "여행"하면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업이 되지 않을까. 꼬꼬마의 작은 생각과 함께 첫 비즈니스 리뷰 끝!